아버지의 노고가 그대로 담겨져 있는 이 집에서 이사를 간다는 건 생각해보지도 않고 살았어요.
한유진 님
면담자 | 김억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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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담대상 | 한유진(1975년생) |
대상약력 | 신월3동 30년 거주민 |
기관위치 | 남부순환로54길 20 |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75년생 한유진이고 신월3동에는 90년도에 전입신고를 했어요. 그때는 할머니 할아버지 부모님 언니 남동생까지 일곱 식구가 살았는데 신월3동에 단독주택을 사서 이사를 왔었죠. 게속 남의집 살이만 하다가 이사를 오고 2년뒤 아버지가 인테리어부터 재료 하나하나까지 신경쓰셔서 2층으로 올리셨어요. 그런 아버지의 노고가 그대로 담겨져 있어서 이집에서 이사를 간다는 건 생각해보지도 않고 살았네요
30년동안 거주하시면서 신삼마을 골목중 생각나는 곳이나 경험, 사건이 있으신가요?
저희가 여기에 집을 지으면서 여기 골목이 바닥길 공사를 자비로 해서 신축을 짓게 됐거든요. 그래서 골목길을 이렇게 돌아서면 예전에 집을 지을때 아버지의 모습이 순간순간 기억이 많이 나고 이 골목길에 정이 가는것 같아요.
집을 짓기 전에는 동네에 몇 가구정도 집이 있었나요?
짓기 전에는 그냥 단독주택이었어요. 지금은 2층 다가구 1층 2층 옥탑까지 해서 분리해서 집을 지었거든요. 그리고 동네를 보면 예전에 처음 이사왔을 때 적응이 좀 안됐었는데, 어떤 어르신이 골목에서 나오셔서 아들한테 큰소리를 치시던 분이 계셨어요. 예전에는 그 소리가 되게 시끄럽고 막 그랬어요. 지금은 그 아드님이 계시는데 아버지처럼 목소리가 크시고 동네 골목대장이더라구요. 나와서 술 한잔 드시고 오면 목소리 커지시고… 그 피는 못속이는 것 같아요.
골목에서 있었던 다른 사건이나 기억남으시는게 있으신가요?
저는 지금 있는 골목은 그렇고 이사 간 곳 쪽은 앞으로는 한옥 두 채가, 부잣집이 있었어요. 은행나무도 있고… 그런데 지금 그거를 부시고 공영주차장이 들어왔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예전에 왔다 갔다 하면서 본 기억이 나요. 은행나무는 지금 남겨놨어도 분위기가 좀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신삼마을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으신가요?
저는 여기 신월3동이 저희 가족들의 발자취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할머니 할아버지도 시골에 계시다가 여기로 이사 오면서 같이 올라오시고, 이렇게 한 울타리에서 살게 됐었잖아요. 살면서는 좀 티격태격 했어도 지금 지나고 와서 생각해 보니까 할머니 할아버지의 사랑을 제가 되게 못느낀것 같아요. 그런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할머니도 최근에 돌아가셨거든요. 지금은 이제 추억으로만 남겨져 있는거죠. 그 할머니의 사랑이 시간이 더 지나면 많이 그리워질 것 같아요.
신삼마을 골목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금 신삼마을 골목에 거주하고 있는 곳은 너무 집들이 딱딱한것 같아요. 집끼리 너무 붙어있어서 분위기나 이런게 여유로움이 없고 딱딱하다는 느낌이 너무 많이 들어요. 그리고 시간이 많이 지나면서 노후가 너무 많이되다 보니까 이런 노후된 집들이 이제 변신을 좀 해야 될 것 같은 필요성이 있다고 보거든요.
지금 도시재생 사업들이 일어나서 몇년후에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렇게 좁은 문제, 그리고 젊은 사람들이 많이 동네에서 떠나가는 문제들이 있어요. 아이들 교육이라든지 이런게 자라면서 영향이 좀 있을것 같아서 많이 이사를 가죠. 그런데 이제 어르신들은 계속 늘어나니까 이게 분위기가 좀 처진다고 해야되나… 그러니까 활기찬 젊은 세대가 있으면 좋겠어요.
신삼마을 골목에 가장 필요한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앞에 주차장이 있긴 하지만 여기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의 크기는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주차난보다는 사람들의 배려가 약간 없어지는것 같아요. 전화번호를 남겨둬도 전화도 안받고 결국에는 경찰서에 신고까지해서 경찰들이 와서 해결을 하고 이런것들이 약간 문제이지 않을까… 주차로 인해서 사람들이 이렇게 큰 소리가 많이 나는 것 같아요.
두번째는 어르신들이 많이 사는데 이 어르신들이 좀 이렇게 쉽게 모일수 있는곳이 있으면 좋겠어요. 노인정 비슷한 쉼터같은 역할을 하는 장소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게 놀이터 앞에도 보면 더울때도 신문지 깔아놓고 몇분이 모이셔서 얘기하시는 모습을 보면 이분들이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담소를 나눌 수 있는곳이 있으면 사는 얘기들 하시면서 스트레스도 풀 수 있고 하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신삼마을이 어떻게 변화되었으면 좋을까요?
어르신들이 많이 사시다 보니까 지금 문제가 되는 고독사 문제도 있고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한분 한분 다 찾아뵐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좀 그 세대에 사는 집주인 분들이나 가까이 사는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면서 확인하고 하는것들이 필요한것 같아요.
그 중에 하나로 저희가 운영하는 행복 나눔 봉사단체가 있어요. 그 단체에서 도시락 배달을 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어르신들 한테 도시락 배달해주고 한끼를 해결해드리자 하는 봉사단체가 있는데, 그걸 보면서 저는 이 분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게 돈받고 쉽게 하는 일이라고들 생각하실 수 있는데 그게 아니라 본인들이 어르신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봉사하시는 거니까… 이런 봉사단체들이 많이 활성화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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