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어디 근처에 차를 댈 수 있게 의자를 갖다 놔주시고 저 올 때까지 기다리셨다고 올라가시고 너무 고마우셨죠.

홍미희 선생님

인터뷰 개요
면담자 김억부
면담대상 홍미희
대상약력 신월3동 9년차 거주민
기관위치 남부순환로42길 36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예 안녕하세요 저는 58년생 홍미희 입니다. 제가 신삼마을로 이사 들어온 거는 약 9년 전이고요, 직장관계로 제가 이곳으로 이사를 오게 됐어요. 1남2녀를 둔 엄마였고요 현재 딸은 사고로 먼저 하늘로 올라갔고 아들은 지금 울산에서 교직생활하다가 올해 박사과정 때문에 미국에 들어가 있는 상태에요. 그리고 손주가 하나 있고 남편은 26년전에 병으로 먼저 갔습니다..

아드님은 무슨 전공을 공부하시는 건가요?
여기서 며느리랑 둘이서 부부교사로 영어선생으로 중 고등학교에서 교직하고 있다가 한국에서 박사학위는 마쳤는데 더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해서 미국의 스탠포드 대학에 교육학 박사과정으로 다시 들어갔어요. 한국으로 박사를 따고 나오면 정부쪽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교직으로 돌아가고 싶지가 않고. 열심히 잘 하고 있기 대문에 좋은 성적으로 돌아올 거라고 믿고 있어요.

신월3동에 살면서 느낀점은 무엇인가요?
제가 또 이 동네에 와서 느끼는 거는 처음에는 사실 제가 직장 관계 때문에 새벽에 나갔다가 밤에 열두시나 돼서 들어오고, 지방으로 가는 일이 많았어요. 제 직장은 그 당시에 롯데마트, 현대 백화점, 이마트 이렇게 세 군데에 매장을 했어요. 그러니까 서울,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제주도까지 제가 전국적으로 돌아다니면서 일을 했기 때문에 신삼마을에서 사는 거는 9년이지만 실제로 머무른 거는 한 4년쯤 됩니다. 거의 5년은 객지 생활이었으니까..한달에 한 번 정도 집에 오고, 이삿짐만 집에다가 놔두고, 한 달에 한 번 보름에 한 번 정도 와서 하루 자고 가고. 그러다가 제가 몸도 조금 안좋고, 일이 너무 고되니까 일을 그만두고 좀 쉬다가 지금은 구청에서 공공근로 일자리를 얻어서 동사무소에서 일을 하고 있어요.

백화점에서 일하실 때는 관리직에 계셨던 건가요?
네 이게 식품, 먹는거라서 2주에 한번 정도 먹거리를 갈아줘야 하니까 한 곳에서 오래 머무르지를 못하고 매장별로 자꾸 옮기는 그런 일이었어요. 제가 취급했던 것들은 처음에는 반건조 오징어를 구하고 하는 거, 처음에 할 때는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몇사람 안되기 때문에 장사가 엄청 잘 됐는데 점점 같은걸 하시는 분들이 많아지니까 제가 품목을 늘렸죠. 색떡갈비도 하고, 호두과자도 같이 하고 그러면서 아르바이트생 하나 두고 계속 장사를 했죠. 이런 것들은 그날 만들고, 그날 팔아서 소진을 해야 하는 식품이기 때문에 사실은 더 신경이 많이 쓰였어요. 그래서 누가 만약에 또 그거를 할래? 그러면 저는 안합니다. 그래도 좋은게 있었다면, 먹는 장사를 하면서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먹는 걸로 많이 베풀었다고 그럴까? 제가 만약에 의류나 이런걸 했으면 세일을 해서 팔 수도 있는 그런 물건이기 때문에 남을 주기가 쉽지 않았는데 제가 먹는거라 주변사람들이나 친구들에게 참 많이 베풀었다는 생각이 들죠. 돈은 비록 많이 못 벌었지만 그런걸로 엄청 감사했어요.

신월3동에 살면서 기억에 남는 부분이 무엇인가요?
제가 여기 이사 와서 아는 사람도 없이 그렇게 지냈어요. 그래도 저는 주변 사람들하고 이렇게 좀 가까워지려고 마주치는 사람들한테는 무조건 인사를 했어요. 남자고 여자고, 남녀노소 안가리고 행색이 어떻든 눈이 마주치면 무조건 인사를 하면서 얼굴을 익혔죠. 그러다 보니 차츰차츰 그분들하고 보면은 식사하셨어요? 이렇게 인사를 할 정도가 됐죠. 동네에 들어오면 아는 사람이 없으니까 외로우니까 그랬어요. 가끔은 저 여자는 낯선 여자가 갑자기 나타났다고 자기들끼리 수근거리는 경우도 많았어요. 더군다나 제가 식구들도 없이 혼자 다니니까..근데 이제 처음에는 혼자 산다는 표시를 안 냈어요, 동네 상황을 잘 모르니까. 그래서 이제 바로 옆에 슈퍼 사장님께 사실대로 말씀드리고, 저희 동생이랑 언니 연락처를 드리고 집 열쇠를 하나 맡기면서 혹시라도 제가 부탁할일 있으면 조금 봐주십사 했었죠. 그 분은 지금도 오라버니처럼 잘 지내고 있어요.

신삼마을 골목길과 관련하여 생각나는 기억이나 사건, 추억이 있으신가요?
처음에 이사 와서는 새벽에 나가고 저녁에 11시나 돼야 들어오니까 주차할 곳이 없었어요. 그래서 다른데에 주차를 했는데 골목골목을 잘 모르니까 엉뚱한 동네에 가가지고 집주인한테 전화해서 나 여기있는데 여기가 어디쯤이냐고 물어보기도 했죠. 엉뚱한 자리에다 대놓고 걸어서 내려온 적도 많고..집 가까운 쪽에 주차를 할려다 너무너무 고생한 그런 기억이 있고 그래요.
그래도 나중에는 제가 늦어서 주차할 곳이 마땅치가 않을 것 같으면 슈퍼로 전화를 해서 ‘오라버니 저 도착하면 12시 반쯤 되는데요 혹시 차 주차할 때 있을까요?’ 그러면 ‘걱정하지 말고 와봐’ 그러세요. 그래서 가면 항상 여기 어디 근처에 차를 댈 수 있게 의자를 갖다 놔주시고 저 올 때까지 기다리셨다고 올라가시고 너무 고마우셨죠.

홍미희 선생님(좌측) 인터뷰 모습
홍미희 선생님(좌측) 인터뷰 모습

그런 기억들이 본인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으신가요?
여기를 본거지로 사시는 분들이 많아요. 이 동네 토박이들이 많으시죠. 그리고 객지에서 들어오신 분들도 직장 때문이 아니면 이사하시는 분들을 거의 못봤어요. 한번 들어오면 거의 다 말뚝을 박으시더라고요, 저도 그렇게 됐고. 저도 이번에 이사하면서 다른쪽으로 이사를 갈려고 집을 보러 다녔는데 그래도 여기에 정이 많아요. 살던 곳이 좋다라는 결론을 짓고 다시 신삼마을에 주저앉았는데 참 잘한 것 같아요.

골목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제가 봤을 때 골목에서는 주차 때문에 싸움도 제일 많이 일어나고 쓰레기 버리는 것도 종량제나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게 잘 안되더라고요. 그런거만 지켜 준다면 여기는 솔직히 싸울 일도 없고 사람들이 정도 많긴한데 조금 그런 의식이 부족한 분들 때문에 동네가 시끄러울 때가 가끔 있어요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솔직히 저는 여기서 나는 뜨내기다 라고 생각을 했어요. 동네에 애착심도 없고 무슨일이 있어도 건성으로 보고 다녔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나도 이제 이 동네 사람이 되가는구나 하고 마을이 바뀌는게 조금씩 조금씩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나도 이제 이동네 사람이 되가는구나 하고 느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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