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그 목욕탕 앞으로 미꾸라지가 고물고물 기어 다녔어요. 실개천이 있었거든요.
신복동 님
면담자 | 변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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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담대상 | 신복동 님 |
대상약력 | 신월3동 35년 거주민 |
기관위치 | 남부순환로38길 23 |
본인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양천구 신월3동에 살면서 철물 인테리어를 하는 신복동이라고 합니다. 딸은 결혼해서 따로 살고 아들도 혼자 살고 있어서 아내랑 저랑 둘이서 살고 있습니다.
신월3동에는 언제 오셨나요?
우리 딸이 7살 때 왔으니까 거의 35년 됐네요. 직장 때문에 이사를 왔어요. 처음에는 청수목욕탕에서 기계실에서 설비를 봤었죠. 그러다가 한 10년 전쯤에 인테리어 가게를 차리게 됐어요.
목욕탕 일을 그만두고 인테리어를 시작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일을 계속하다 보니까 월급에 대한 문제도 있었고 이제 내 사업을 해보자 싶어서 직업을 바꾸게 됐어요.
처음 이사 오셨을 때 신월3동의 느낌은 어땠었나요?
신월3동은 그 당시에 사람들이 살만한 동네였어요. 유동인구도 많았고 목욕탕에도 손님이 엄청 많았었고요. 그래서 그 당시하고 지금을 비교해보면 인구도 많이 줄었고 살기에 더 좋아진 건 없는 것 같아요….. 지하 같은 데는 방도 많이 비어있더라고요.
청수탕에서 일하셨을 때 기억나는 추억이나 사건이 있으신가요?
청수탕에 있었을 때만 해도 사람들도 많이 다니고 화기애애한 마을이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유동인구가 줄고 이 동네에 살던 분들만 계속 사시고 그분들도 나이를 많이 드셨고요. 저도 그냥 사니까 사는 거죠.
인테리어를 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집이 있으신가요?
여기가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이 많다 보니까 공사를 해도 그렇게 큰 이익이 남지 않아요. 일당 정도 남으면 잘 남은 거에요. 그래도 계속 하게 되는 이유는 좋은 분들이 많아서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저 위에 강원도 이모님네 집에 일을 하러 가면 작은 공사를 하러 가도 밥을 직접 해주세요. 식당 밥으로 되냐고 하시면서 본인께서 손수 장을 보셔서 밥을 해주시죠. 어떤 분은 공사하고 왜 돈을 안 가져가냐고 전화하셔서 팁으로 20만원씩 주시는 분도 계시죠. 반대인 경우도 있어요. 어떤 분은 공사를 다 했는데 비싸다고 돈을 제대로 안 주시는 분들도 있고…. 그러다 보니 신월3동에 살면서 뼈를 묻어야겠다 이런 생각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 언젠간 이사를 가야지 하는 생각만 있고. 집사람도 여기서 한 30년동안 직장생활을 했고 딸이 어렸을 때부터 살던 곳이니 미운정 고운정이 들어서 지금까지 사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기억에 남는 소중한 이웃은 어떤 분들이 계신가요?
소중한 이웃은 이제 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소중한 사람들이죠. 현대목욕탕 사장님도 참 좋으신 분들이고 여기 밑에 도배하시는 분도 좋은 사람이고요. 인테리어를 하다 보니까 각 분야별로 맡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데요. 도배나 싱크대를 공사하시는 분들은 서로서로가 비슷한 일을 하다 보니까 서로 처지를 이해해주니까 참 좋은 것 같아요. 그런 분들이랑 아침에 커피 한잔 마시면서 인사하고 오늘은 좋은 일이 있었나, 나쁜 일이 있었나 사는 이야기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 같아요.
과거의 신삼마을과 현재의 신삼마을을 비교하면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요?
골목은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아요. 요 근래에 복지관이 생겼고 도시재생 사업 때문에 최근에 공사하는데도 많이 늘었죠. 그리고 이 동네에 처음 왔을 때는 국민은행 사거리에 삼온탕 이라는 목욕탕이 있었어요. 비가 오면 그 목욕탕 앞으로 미꾸라지가 고물고물 기어 다녔어요. 실개천이 있었거든요. 지금은 흙으로 묻어가지고 도로가 됐지만 여기도 처음에는 비가오면 난리였어요.
다른 변화도 있을까요?
그 당시에 왔을 때는 대부분 다가구 주택이었어요. 그런데 계약이 정말 빨리 진행돼서 지하방도 나오면 바로 계약이 됐어요. 그 당시에 신월3동이 인구가 엄청 많아서 방이 없어서 난리였죠. 집을 짓는다고 땅만 파도 계약이 됐었는데 지금은 빈 집이 너무 많아요.
현재 신삼마을 골목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아무래도 제일 필요한 거는 주차장이죠. 구급차가 와도 저 안까지 못 들어가서 들것으로 들고 나오잖아요. 그리고 주차문제만 해결돼도 젊은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을까 싶어요. 요즘은 다들 차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지금 보면 워낙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이 사시잖아요. 복지관이 생긴 뒤로 이분들이 식사도 하러 오시고 도시락도 받으러 오시는데 차가 많이 다녀서 너무 위험한 것 같아요. 요즘 전기차는 소리도 안 나잖아요…. 일방통행으로 바꾸던지 해서 좀 안전하게 사람들이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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