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각자의 사는 방식들이 다 다르겠지만 다들 그냥 열심히 살았고, 제가 볼 때는 신월3동 사람들이 제일 열심히 산다고 느꼈어요.
김재이 님
면담자 | 김화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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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담대상 | 김재이 |
대상약력 | 신월3동 6년 거주민 |
기관위치 | 미상 |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김재이라고 하고요. 현재는 고강동에 살고 있어요, 바로 옆이죠. 아들 둘하고 같이 살고 있습니다. 신월동에 살 때는 시장 골목에서 좌측으로 한 500미터 정도? 그 쯤 골목에 살고 있었어요. 한 6년 6개월 정도 살았고요. 신월동에 살면서 작은애를 낳았죠
시장 골목에서 거주하셨는데 혹시 기억나는 장소가 있으신가요?
시장 밖에 옷가게가 하나 있어서 그때 제가 첫 바지랑 옷을 사입었던 기억이 있어요. 시장 안에는 과일가게가 제일 생각나요. 과일가게 아저씨가 되게 인심이 좋으셨어요. 말을 이쁘게 하면 덤을 잘 주셨거든요. 이제 과일은 빨리 무르잖아요. 기스나거나, 상처있는 것들을 괜찮지? 그러면서 주셨어요, 새댁이니까.
거주하셨던 기간동안 신삼마을 골목길과 관련해서 기억나는 것들이 있으신가요?
처음 가서 느낀 거는 아 비행기가 정말 크구나! 하는 거였죠. 옥상에 올라가서 빨래널고 그러다 보면 진짜 큰 여객기는 안에 있는 사람들 실루엣이 보일 정도로 크더라고요. 그리고 골목에대한 기억은 이제 애기들을 막 낳고 키우고 그러던 때니까, 아기 엄마들하고 재미있게 지냈던 거. 한참 수다 떨다가 저녁시간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각자 자기 집으로 다 들어가고 그랬어요. 서로 잘 지냈던 것 같아요, 애들 키우면서 재미있게 지냈었죠.
서로 어울리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겠네요.
그렇죠. 이제 저는 아들만 둘인데, 제가 인형을 좋아해서 한박스를 모아서 가지고 있었거든요. 이제 작은애를 낳으면서 더 아이를 안 낳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앞집 엄마한테 인형 한 박스를 다 줬던 기억이 나요. 거기는 딸만 둘이거든요. 인형을 주니까 그친구가 하는 말이 제가 인형을 많이 모아놔서 딸을 못 낳았다고 그러더라고요. 인형을 안 모았으면 딸을 낳았을텐데 그랬던 기억이 나요.
골목에서 서로 나눔도 많이 하셨나 봐요.
그쵸. 그때만 해도 다 힘들 때였어요. 다들 사는게 이렇게 넉넉하지는 않아서…그래도 서로 정을 나누고 살기에는 참 좋았던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보다는 훨씬 더 정을 나누고 살았어요.
신삼마을에서 있었던 경험이나 기억이 김재이님에게 어떤 의미가 있으신가요?
저한테는, 작은 아들을 거기서 낳고 키웠으니까요. 어렸을 때, 갓난아기 때 부터 키웠던 곳이라 남다르죠. 뭐라 그래야하나, 약간 짠하기도 하고, 좋기도 하면서도, 연년생인 아이들 둘을 키우면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지만 그래도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더 좋았구나 하며 웃으면서 애기할 수 있는 그런 느낌인 것 같아요.
그당시에 신삼마을의 분위기는 어땠었나요?
그때는 각자의 사는 방식들이 다 다르겠지만 그냥 열심히 살았고, 제가 볼 때는 신월3동 사람들이 제일 열심히 산다고 느꼈어요. 제가 이제 화곡동에서도 살았었고, 신월동도 살아봤는데 신월동 사람들이 더 열심히 산다고 느꼈어요. 엄마들끼리 모여서 수다도 떨고 하긴 했지만, 다 각자 보탬이 되기 위해서 그 당시에는 인형눈 붙이는 것들 부터 시작해서 부업들을 되게 많이 했어요. 부업거리들이 거기는 진짜 많았어요. 사람들이 와서 부업할 거냐고 막 물어보고 다녔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모여서 부업도 했지만, 진짜 열심히 산다고 느꼈던거는 그렇게 힘듦에도 불구하고 사람들 웃음소리가 넘쳤으니까..지금 생각하니까 신월동 사람들이 참 힘들게 살기는 했지만 제일 행복하게 보였어요, 제눈에는.
현재는 다른 마을에서 살고 계시는데, 밖에서 바라보는 신삼마을의 모습은 어떤 것 같으신가요?
솔직히 얘기하자면, 아 변함이 없구나. 변함이 없어서 옛 추억을 추억하기는 좋은데 반대로 너무 발전이 안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진짜 다른데에 비해서 너무 느려요. 가끔 제가 가다 보면은 여기는 진짜 그대로이긴 한데, 어떻게 이렇게 변하질 않을까? 그 생각을 하곤 해요.
현재 신삼마을 골목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변화가 없는게 문제죠. 이거는 어떻게 보면 각자의 생각이긴 한데, 사람이 삶에 이렇게 쪼들리다 보면 넓게를 못봐요. 당장 내 앞에 있는 내 것만 보게 되잖아요. 근데 그 지역의 발전을 생각하자면 좀 더 넓게 봐야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시선이 넓게, 시야가 트여야지 내가 아닌 우리라는 그게 되야하는데, 우리보다 내가 더 크니까 발전에 대한 생각이 잘 안 나온다고 생각해요.
신삼마을 골목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생각이 많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단은 생각이 바뀌어야 하고, 위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이나 누군가가 뭔가를 하려고 할 때, 서로 으쌰으쌰를 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볼 때 안타까운 거는 그런 것이 서로 다 미흡하지 않나 생각을 해요. 제가 요즘 보면은 신삼마을이 제일 안 변하고 있어요. 화곡동도 지금 엄청 많이 변하고 있거든요. 거긴 놀이터도 없잖아요 거의… 그런 것들이 제일 시급하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저만의 생각은 아닐 거라는 거죠. 그런데 이런 것들이 지금 안 이루어지고 있다는 거는 서로가 다 방관을 하지 않나 이런 생각도 해요.
신삼마을 골목이 앞으로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이 있으신가요?
옛 추억을 생각하기에는 뭐 지금도 나쁘진 않은데, 옛 추억만 먹으면서 살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제가 생각할 때는 놀이터 같은 공간도 필요하고, 사람들이 여유를 가지고 잠깐잠깐,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그런곳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비슷한 맥락일 거에요. 공원의 벤치라던가 그런게 전혀 없어서..옆에 서서울 공원이 있다고 해도 가려면 한참 걸어가야 하고요. 동네 슈퍼를 가다가라도 어디 놀이터에서 잠깐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 저는 그런게 생겼으면 좋겠어요. 쉽지 않을 거라는 건 아는데, 그래도 노력을 하면..잘은 모르겠지만 그래도 조금의 노력이라도 하면은 발전되는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전혀 없으니까 좀 안타까운 면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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