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있으니까 고등학생 친구가 와서 경찰에 신고해 드릴까요? 묻더라고요.

김진영 님

인터뷰 개요
면담자 김승연
면담대상 김진영
대상약력 미상
기관위치 가로공원로64길 25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름은 김진영 이라고 하고요 30대 후반입니다. 동사무소 앞에 있는 파코라는 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삼마을 골목에 오게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어머니 친구분이 부동산을 하세요. 그분이 여러군데를 소개시켜주셨는데, 그중에서 여기가 제일 마음에 들어서 오게 되었습니다.

어떤점이 가장 마음에 드셨나요?
다른데에 비해서 크기도 크고, 화장실도 남녀 구분이 되어있어서 카페를 하기에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죠.

김진영님(우측) 인터뷰 장면
김진영님(우측) 인터뷰 장면

중,고등학교를 모두 신월3동에서 나오신걸로 알고 있는데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그때는 뭐랄까 중 고등학생이었으니까, 말 그대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기 바빴거든요. 그래서 여기 골목을 잘 안다녔어요. 가봤자 떡볶이집에 음식 먹으러 다니는게 다였고. 학교를 다녔지만 집이랑 방향이 틀려서 그런것도 있고요. 그래도 옛날이랑 비교하면 지금은 골목길이 많이 죽었다고 그래야 하나..? 시장이 특히 많이 죽었다고 생각해요. 채소가게도 많이 사라졌고요. 저는 가뭄에 콩나듯이긴 하지만 이동네에 친구들을 만나러 와요. 그러면 음식점을 많이 갔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음식점도 많이 사라진 것 같더라고요.

또 다른 기억 나는게 있으신가요?
그거말고 야채가게가 많이 사라져서 슬프고, 고바우 마트가 사라져서 슬프죠. 큰 마트가 사라지니까 다른데에서 물건을 구하기가 힘들더라구요. 고바우마트는 그래도 야채부터 시작해서 신선한 것들도 많고, 제가 쓰는 물건들이 많았었는데 사라지니까 구할 수 있는 물건이 많이 없더라구요.

현재 신삼마을 골목은 어떠신가요?
지금 골목은 뭐라고 해야할까… 처음에, 아침에 딱 출근하면 되게 깨끗해요. 카페가 동사무소 앞이라서 청소를 해주시는 어르신들이 많으셔서 깔끔하거든요. 근데 그분들이 쉬는 날이면 너무 골목이 지저분해요. 쓰레기를 함부러 버리시는 분들이 있는것 같은데 그런 것들만 좀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그분들이 청소를 해주시면서 일거리를 얻으시지만 그래도 너무 엉망으로 쓰는것 같거든요. 너무 보기가 싫더라고요.

지금 가게를 하시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으신가요?
저희 가게 바로 앞에 교회가 많아요. 저희가 지금은 일요일에 문을 닫지만, 예전에는 일요일에 문을 열었거든요. 한번은 일반 손님들하고 교회 손님들하고 같이 섞여서 오신적이 있었거든요. 보니까 한 손님이 작업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분은 원래부터 카페에서 작업을 많이 하시던 손님이셔서 별로 신경을 안쓰고 있었죠. 그런데 그분이 한 30분도 안있고 나가시더라고요. 그래서 왜그러냐 여쭤보니 그 옆에 계신 아주머니가 계속 전도를 하셔서 그런 거더라고요. 여기는 교회가 아닌데 전도까지 하는건 좀 심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럼 일을 하시면서 좋았던 기억은 없으신가요?
좋았다기 보다 황당했던 경험이라고 얘기를 해야하는데 저녁에 어떤 나이드신 분이 오셔가지고 자기 집이 어디냐고 물어보셨어요. 그때 가게에 계신 손님들께서 저기 동사무소에 가시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래서 동사무소 가시니까 직원분이 그분 집을 찾아주시더라고요. 그런데 며칠 후에 그분이 저희 현관문 앞에 앉아 계시더라고요. 저번에 오신것도 있고 밤이라 불안하니까 파출소에다 바로 전화를 했어요. 전화를해서 이분이 쓰러져 있으니 좀 도와달라, 빨리 와달라 하고… 경찰분들 오시고 나서 저희는 앞에서 동태만 살피면서 서있었죠. 그러고 있으니까 고등학생 친구가 와서 경찰에 신고해 드릴까요? 묻더라고요.이미 연락을 했다고 제스처를 취했는데 그분이 큰 목소리로 경찰서에 신고하지 말라고 그러더라고요, 삿대질을 하면서. 그러니까 조금 무섭더라고요. 그 학생분이 경찰서에 신고해 드릴까요? 하고 한번 더 물어보니까 그분이 신경질을 내셔서..이건 안되겠다 싶어서 다시 경찰서에 전화를 했죠, 빨리 오셔야할 것 같다고. 그런데 저희는 신월3동에 파출소가 있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신월 1동 파출소에서 순찰을 돌고 가야해서 시간이 걸린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여기에 파출소가 없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하여튼 그래서 발만 동동 거리고 있는데 동네 주민 남자분들이 오셔서 집에 빨리 가라고 해주시고… 기다리니까 경찰차가 왔죠. 경찰분들이 오시니까 그제야 가셨죠.

현재 신삼마을 골목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파출소가 없는것 하고, 여기에 구급차 같은 걸 빨리 보내줄 수 있는 기관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후 기념품 전달 장면
인터뷰 후 기념품 전달 장면

앞으로 신삼마을 골목이 어떻게 변하면 좋을 것 같으세요?
저는 골목이 약간 넓어졌으면 좋겠어요. 주차 문제도 되게 말이 많거든요. 손님들도 그렇고 주차장이 있다고 얘기는 하는데, 골목이 좁으니까 차를 골목에 주차하면 한대밖에 차가 못지나 가잖아요. 아니면 차를 주차를 못하게 막든가 해야하는데 그럴수는 없잖아요, 사람들이 차를 운전하고 다니는데. 그러니까 골목 골목 사이가 좀 넓어졌으면 좋겠어요.

위에서 말씀해주신 경험들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여러 사람들을 만났지만 그런 어린 학생이 112에 전화를 할 수 있는 그런 용기가 있다는게 대단하죠. 무시하고 갈 수도 있잖아요. 나랑은 관계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무시하고 갈 수 도 있는데 그래도 전화 한 번 누를 수 있는 그런 정의감이 있다고 생각을 해요. 신삼마을에 있는 학생들은 순진하고 애들이 착해요. 있으면 인사도 잘하고 그런 것도 진짜 보기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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