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뭐 누가 훔쳐가면 어쩌냐고 걱정은 하지만 오히려 나는 걱정을 안해요.
오명숙 님
면담자 | 변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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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담대상 | 오명숙 |
대상약력 | 신월3동 33년 거주민 |
기관위치 | 남부순환로40가길 9-1 |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네 저는 신삼마을 남부순환로 40가길 9-1에 사는, 대장금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오명숙 이라고 합니다. 거주하고 있는 곳은 시장 골목의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어요
신삼마을에 오신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여기서 식당을 하게된 지 한 10년 3개월정도 됐어요. 이동네에서 산지는 33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처음에 왔을 때는 너무 번잡할 정도로 사람이 많았고, 사람들이 활기가 넘쳐 있었어요.
33년 전이면 정말 시골이었을 때 오셨네요.
그때 시골이라기보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정말 지금에 비하면 인구가 10배 이상 진짜 잘하면 100배도 될 수 있어요. 여기 시장 골목을 걸어다닐 수가 없을 정도로 많았어요. 장사하는 집은 빈 집이 하나도 없었어요. 창고도 다 가게였고 노점도 많았고요.
그 때도 장사를 하고 계셨나요?
그 때는 직장 생활을 했어요. 결혼하고 직장이 이쪽 옆에 있어서요.
처음에 들어오셨을 때랑 비교하면 마을에 어떤점이 바뀌었나요?
현재는 아파트가 조금 들어선건 있죠. 주차장이 새로 들어왔고, 공용주차장이 몇 군데가 생겼어요. 이 동네에 바뀐거라곤 그거밖에 없어…여기 이제 조그만 빌라랑 아파트들이 들어섰고, 저 위에 뜰아래가 생겼고 그정도의 변화가 있다면 그정도고 오히려 사람들이 많이 빠져나가서 지금은 동네에 사람이 너무 없어요. 진짜 어르신들 몇 분만 내가 우리 가게 앞에 맨날 와서 앉아 계시는 걸 늘 보면서… 옛날 같으면 어린 아이들이 많이 뛰어 놀았을건데 지금은 어른들이 여기 와서 마루에서 놀다 가셔요. 그래서 지금은 어르신들하고 친해진 건 있지만요.
신삼마을로 처음 오셨을 때 특별히 기억나는 일이 있으신가요?
기억나는 거는 처음에 왔을때는 정말 사람들이 너무 많고 해서 시장 한번 볼려면 시간이 엄청걸렸어요. 지금은 후다닥 왔다 갔다 할 수 있지만 그때는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까… 시장 한번 내려와서 장보고 올라가려면 한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그랬죠. 지금은 갔다와도 10분이면 다 갔다 와요.
가게를 하시면서 특별한 손님이나 골목에 관한 추억이 있으신가요?
추억이나 그런거는 별로 없지만 여기가 조금 나이 드신 분들이 살아서 그런지 음주를 하시고 시끄럽게 하시는게 좀 있어가지고… 그런 것 좀 조금 고쳤으면 하는 바램이에요. 그런거 말고는 새가 떨어져 죽은 일이 있었어요. 내가 집에 들어갈려고 가는데 갑자기 새가 짹짹짹 해가지고 뭐지 그러고 있는데 소리가 퍽 나는거에요. 그런 소리가 나면서 새가 딱 떨어지는데 너무 무섭고 끔찍했어요. 새가 떨어져서 파들파들 거리고 다른 새들은 막 울고 있고… 그래서 내가 경찰에 신고를 했어요.
어르신들은 자주 가게에 와서 쉬었다 가시나요?
네 많이 쉬었다 가시는데 어른분들은 걸어다니면 무릎이 아프시니까요. 요 앞에서 조금씩 쉬었다 가시죠. 이런 저런 얘기를 하시는데 나는 바쁘니까 그 얘기를 해 줘도 못듣죠 허허. 그분들은 밖에서 쉬었다 가시고 가끔 내가 나물 다듬으면 같이 다듬어주시고 그래요. 어르신들이 어제는 상추 농사 지었다고 한 보따리 싸가지고 오셨더라고요. 요즘에 어르신들이 뭐 먹을거 있으면 좀 챙겨 오시더라고. 오히려 내가 챙겨드려야 되는데. 또 한 번 받아먹으면 또 식사 대접해드리고 그래요. 상추는 벌써 세번째 가져다 주셔서 너무 잘 먹고 있어요. 주말 농장 그런거 하시는거 같은데 가끔 호박도 따다 주시고, 여기 목사님은 호박도 따서 갖고 오시고 고구마 순도 갖다 주시고 내가 동네에 오래 살아서 많이들 도와주시더라고요.
33년동안 마을에서 사시면서 있었던 기억 같은건 없으세요?
동네에서 오래 살다 보니까 비행기 소리 같은건 안 좋지만 그래도 주위 사람들하고 정이 많이 들었어요. 내가 아프고 할때도 우리집에 와서 청소해주고 뭐 다해주고… 이 옆집 야채가게 유나 아줌마가 그렇게 다 해주고 또 이동네에 오래된 사람들만 있어서 그런지 병원에 있어도 걱정이 안돼요. 제가 여기 문 열어놓고 다니잖아요. 절대 문을 잠그지 않아요, 나는 믿고 사는거에요. 남들은 뭐 누가 훔쳐가면 어쩌냐고 걱정은 하지만 오히려 나는 걱정을 안해요.
동네에 사시면서 재밌는 일은 없으신가요?
동네 아줌마들하고 같이 모여서 산악회도 가요. 반찬가게랑 몇명 모여서. 다는 아니고 친목을 도모하는 사람끼리 몇명 모여서도 가고 친구들하고도 가고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갈 수 없지만요. 한번씩은 그래도 갔어요 한달에 한번씩은.
말씀해주신 기억들을 들어보면 마을에 인정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요 너무 좋으니까 내가 33년을 살고 있겠죠. 앞으로도 나는 이사하고 싶은 마음이 없고…우리 애들은 나가고 싶어하고 하지만 나는 여기서 내 노후까지 살고 싶어요. 정말 나가고 싶지 않다니까? 여기가 너무 좋아서.
현재 신삼마을 골목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작년부터 내가 코로나 생기면서 아프기 시작해 가지고 지금 허리시술도 받았는데… 이 골목앞에서 넘어져서 또 손을 다쳤어요. 골목에 차를 너무 많이 주차해 놓으니까 이 도로 바닥이 깨진거에요. 아스팔트 바닥이 큰 차들이 와서 서있고 유치원차 드나들고 하니까 깨졌는데, 거기에 걸려서 넘어졌어요. 그래서 한 두달 또 일을 못했죠. 그런거를 도시재생사업을 하면서 바닥을 새롭게 해주면 좋겠어요. 골목 같은게 좀 노후 됐잖아요, 집들도 노후됐고 그러니까 불편하잖아요. 지금 도시재생을 한다고 하니까 거기서 조금 많은 도움을 줬으면 좋겠어요. 주택을 조금씩 리모델링도 하고 지금 도로 바닥이 깨져서 사람이 넘어질 수 도 있고 위험하고 안좋잖아요. 내가 다쳐서 그런것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넘어질 수도 있으니까 그런 도로를 다시 포장 해줬으면 좋겠고 그래요… 그래서 사람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그런 동네가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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