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방향성들 사이에서 서로가 서로를 나쁘게 보는 게 아니라, 하나가 돼서 나와서 좋은 마을이 됐으면 좋겠고, 긍정적인 마을이 되었으면 해요.

김주희 님

인터뷰 개요
면담자 김연옥
면담대상 김주희
대상약력 새터마을 17년 거주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네, 저는 김주희라고 합니다. 나이는 44살. 55번길에 살고 있고, 신랑과 저, 그리고 아이 둘. 이렇게 네 명이 같이 살고 있습니다.

새터마을에서 얼마나 사셨나요?
2005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살고 있어요. 17년 정도 살았습니다.

새터마을에 오래 사시면서 기억에 남는 경험이나 사건 장소 등이 있으실까요?
동네에서 소소하게 그냥 지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기억에 남는 건, 우리 애들 어릴 때였는데, 눈이 엄청 많이 왔었을 때였어요. 진짜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눈이 많이 왔거든요. 골목길은 눈을 치우잖아요. 여기 아파트나 이런 곳이 아니니까요. 그럼 이제 주민들이 다 나와서 눈을 치워요. 그러면 눈 치우는 삽이 이렇게 크잖아요. 그럼 저희 신랑이 눈 치우다가 눈삽에다가 애들을 태워요. 그 눈삽에 애들을 끌고 동네를 돌아다녔던 기억이 있네요. 그래서 애들이 막 줄을 서서 신랑을 막 뛰어다니고 애들이 막 줄을 서 있었던 그런 기억이 있어요.

저희도 눈 치울 때 추억들이 떠오르네요. 좋은 기억을 갖고 계시네요. 그럼 지금의 새터마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새터마을은 살기는 나쁘지 않아요. 조금만 나가면 가까이에 지하철역, 버스 정류장이 있고, 시장도 가깝고 살기가 너무 좋아요. 하지만 너무 건물들이 오래됐어요. 그리고 그 당시에 지어질 때 건물들을 튼튼하게 지은 것 같지는 않아요. 그런 부분들이 있으니까 마을 사람들이 각자 나름대로 고쳐서 살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계속 그렇게 방치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런 문제가 있긴 해요.

새터마을에서 좋은 점과 해결될 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가장 좋은 점은 교통이 편하다는 거예요. 저희가 이사 못 간 이유 중 하나가 교통적인 부분이거든요. 도로하고 집이 멀리 떨어져 있지도 않고요. 저층 주거지를 막 빙글빙글 쭉 걸어 들어가서 집 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새터마을은 진짜 도로에서 조금만 들어가면 바로 자기 집이 나올 정도로 집 들어가기가 편해요. 그리고 대로변이 가까운 편이어서 좀 안전한 편이라는 게 장점이죠.

해결돼야 할 문제들은 각각 집마다 너무 낡았다는 거. 그리고 주차장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긴 한 것 같아요. 네, 물론 저는 사실 주차 때문에 고생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2005년부터 집에 살면서 단 한 번도요. 왜냐하면 저희는 제가 사는 곳은 언제든지 내 마음대로 빼고 언제든지 내 마음대로 들어갈 수 있고, 다른 공간에 주차해야 할 때가 없어서. 고생을 해본 적은 없어요. 주변에 다른 분들도 되게 힘들어하시는 것을 자주 봤어요. 저희 집에 불법으로 주차되어 있는 것 때문에 힘들지 제가 주차를 하는 것 때문에 힘들어 본 적은 없어요.

새터마을을 포함한 광명동 일대가 지금 재개발 지구로 지정되고 해제되는 등 주택 개발 이슈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 사건이나 인물 등이 있으실까요?
제가 여기다 오래 살다 보니까 처음 새터마을이 뉴타운으로 지정이 됐을 때부터 지금 도시재생사업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지켜본 사람이거든요. 문을 두들겨서 동의서를 써달라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았어요. 이런 과정에서 “왜 돈 들여서 재개발을 찬성하냐.” 혹은 “너는 뭐 하냐”, “왜 반대를 하냐.” 등등 많은 소리를 들었어요. 그런 분들이 집에 너무 많이 자주 오셨어요. 그런 것들이 그닥 유쾌한 기억은 아니에요. 왜냐하면,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이기도 해요. 어린아이들이 있는 집에 누가 와서 문을 두들기고, 동의서를 써달라고 얘기한다는 건 별로 유쾌하지 않은 일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가장 힘든 기억 중 하나예요.

주택 개발은 광명 일대에 예전부터 있었는데 이런 점이 지역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마음을 흔드는 일이에요. 차라리 신도시처럼 광명동 전체가 다 바뀌고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다른 입장들이 주민들 사이에서 계속 퍼지고 있는 게 제일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어떤 사람들은 아파트를 지을 거야. 어떤 사람들은 빌라를 지을 거야… 다 좋아요. 다 좋은데 주민들 의견이 통일되어서 진행되었으며 주민들이 이렇게 와해되거나, 다투고, 싸움이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주민들이 정말 서로가 서로를 좋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는 시선들이 많이 생겨났어요. 주민들 사이에 선이 그어진 것 같아요. 마을 사람들 간의 다툼에 동네를 떠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시재생 사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도시재생 사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부분도 있고, 좀 걱정되는 부분들도 있긴 있어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 중에서는 쿨루프 사업을 여기 가져왔다는 거였어요. 클루프 사업이 도시재생에서 주관해서 하는 건 줄 알았어요. 근데 기후 에너지 센터에서 하는 사업을 도시재생과 연결을 해서 한다는 거더라고요. 그리고 저층 주거지 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 중에 하나라는 걸 분명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에서 이 사업을 가져왔다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했었어요.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마을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프로그램들을 하고 있어서, 이러한 시도들이 틀린 방향성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다만, 도시 개발에 대한 다른 바람을 가지고 계신 주민 분들이 꽤 있으셔서 센터에서 하는 많은 사업이 더 힘들지 않나 싶어요.

상당히 도시재생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계시네요. 주희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마을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좋은 마을은 사람들이 서로 친하게 지내는 게 좋은 마을이에요. 서로 누군가를 알고 지나가면서 인사할 수 있는 게 좋은 마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아파트 단지 내에서 같은 동에 살고 있지만, 엘리베이터에서 아는 체를 하는 사람들이 몇 사람이나 되겠어요? 저층 주거지는 지나가는 사람들 중에서 조금만 연관성이 있다 싶으면 서로 인사하고 나눔을 할 수 있거든요. 이런 점이 동네의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새터마을도 좋은 마을이었으면 좋겠고 서로 인사했으면 좋겠어요. 주민들끼리 서로 눈을 좀 흘린다든지 서로가 서로에게 아픔을 주는 관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럼 회사 일로 상처를 안 입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좋은 마을의 기준은, 다른 누군가와 함께 나눌 수 있느냐 없느냐 이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새터마을이 어떻게 발전되기를 바라시나요?
하나가 되어서 주민들끼리 함께 좀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여러 방향성들 사이에서 서로가 서로를 나쁘게 보는 게 아니라, 하나가 돼서 나와서 좋은 마을이 됐으면 좋겠고, 긍정적인 마을이 되었으면 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저희 있으실까요?
마을이 마을다웠으면 좋겠다. 아파트들이 들어서면서 단지라는 개념은 있지만 마을이라는 개념이 없거든요. 이웃이란 개념이 좀 줄어들고 있잖아요. 그래서 이웃이라는 의미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저희 집에서 사거리까지 나갈 때 아는 사람들을 5~6명 정도 만나거든요. 아는 학부모들이 좀 많아서요. 근데 점점 다들 아파트 때문에 이사를 가서 이제 아는 사람이 점점 없어져 가요. 그런 것들이 제일 마음이 아픈 것 같아요. 계속 아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그런 동네였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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