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받고 이사를 가셔서 물건 값을 못 받은 적도 있었죠. 장사를 할 때는 마음을 비우고 해야 해요.
백승길 님
면담자 | 변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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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담대상 | 백승길 님 |
대상약력 | 신월3동 20년 거주민 |
기관위치 | 남부순환로 40길 |
본인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60세 백승길 입니다. 현재 신월3동 남부순환로 40길에 살고 있고,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어요.
지금은 누구랑 살고 계신가요?
아내하고만 살고 있어요. 아이들 한 명은 호주에 가있고, 한 명은 결혼해서 화곡동에 살아요.
신삼마을에 들어오시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원래는 약국에 납품하는 일을 했었어요. IMF 시기에 다른 기업들이 망하고 저도 연쇄 부도가 나서 어쩔 수 없이 신월동으로 오게 됐었죠. 2000년대 초에 이쪽으로 이사를 왔을 거에요.
신삼마을에 처음 오셨을 때 첫 인상은 어떠셨나요?
비행기 소리는 많이 났지만 골목에 사람이 많았어요. 이 정도면 괜찮겠다 싶어서 이 마을에 정착하게 된 거죠.
신삼마을에서 기억나는 사건이나 경험 등이 있으신가요?
그때는 길이 이렇게 크지 않았어요. 그런데 다들 물건을 내놓고 장사를 하다 보니 길을 지나다니는 것도 힘들었고 손님들하고 다툼도 많이 있었죠. 그래도 주변에 장사하는 친구들이 비슷한 또래라 서로 재미있게 잘 지내면서 버텨왔어요. 앞에는 닭 집, 옆에는 두부가게, 그 옆에는 고깃집이었죠. 그 당시는 시장이 활성화가 되어 있어서 장사하기가 정말 좋았어요. 장사가 끝나면 주변 사장님들이랑 모여서 저녁을 먹기도 하고 재미있었어요.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으신가요?
다음에 준다고 회상을 하고 안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몇 년 뒤에 동네로 다시 돌아와서 갚으시는 분들이 있었어요. 그런 분들이 기억에 남죠. 그리고 저희가 배달도 하는데 주문하신 장소에 물건을 놓고 갔는데 물건 값을 안 주시는 거에요. 알고 봤더니 물건을 받고 이사를 가셔서 물건 값을 못 받은 적도 있었죠. 장사를 할 때는 마음을 비우고 해야 해요. 이 정도는 어쩔 수 없지 라는 마음을 가지고 장사를 하죠.
원래 다른 장소에서 가게를 하셨었는데 현재 가게 건물로 오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원래 있던 자리에서 한 5년정도 가게를 했는데 건물 주인이 직접 운영을 한다고 해서 나오게 됐죠. 갑자기 매출이나 가게 규모가 바뀌니 가게 운영 초반에는 고생을 많이 했어요.
이웃들과의 기억 중 가장 기억에 남으신 일은 무엇인가요?
저녁에 정육점에서 고기를 가져오고, 김치가게에서는 두부김치를, 슈퍼에서는 술을 가져와서 다같이 나눠먹고 했던 게 가장 기억이 나죠. 2차로 노래방도 가고 하면서 서로 어울렸던 게 가장 좋았어요. 지금도 그 때 만났던 사람들이랑은 인사도 하고 친하게 지내요.
그 당시와 현재의 골목을 비교하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그 당시에는 거리에 가만히 서있으면 사람한테 밀려서 다른 곳에 갈만큼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은 사람이 없다는 게 안타까워요. 사람도 없고 하니 구청에서 이 길을 소방도로로 만들었을 정도니까요. 예전에는 반 지하 건물에도 가게를 열 정도로 점포가 많고 다양했었거든요. 굳이 저 아래 시장까지 내려가지 않아도 사고 싶은 걸 다 살 수 있었는데 이제는 다 없어졌어요. 지금까지 운영을 하는 곳은 약국 뿐이죠.
현재 신삼마을 골목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빈 건물이 없이 가게들이 들어와서 운영이 됐으면 좋을 것 같아요. 주변에 가게가 없으니까 혼자 운영하기가 힘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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