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마을이란 말 그대로 좋은 사람들하고 함께 있고 싶은 마을이에요. 내가 좋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마을 자체의 상황이 좋지 않으면 이웃과의 관계가 좋기 힘들어요. (중략) 그러니까 좋은 마을이란 같이 웃으면서 눈을 마주치고 안녕하십니까? 인사 할 수 있는 마을이 좋은 마을인 것 같습니다.

김연옥 님

인터뷰 개요
면담자 연영출
면담대상 김연옥
대상약력 새터마을 8년 거주

먼저 본인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저는 새터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김연옥입니다. 나이는 59세고요. 남편과 둘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면 새터마을에서 얼마나 사셨나요?
한 8년 정도 된 것 같아요.

8년이요. 오래 사셨습니다. 새터마을에 사시면서 기억에 남는 경험이나 사건 장소 등이 있으실까요?
새터마을 저의 집 앞에서 주차권 때문에 이웃하고 막 싸웠어요. 그래서 경찰들이 오고. 또 이웃집에 할아버지가 치매기가 있으셨어요. 그래서 텔레비전 소리를 새벽부터 엄청나게 크게 틀어요. 그래서 그분을 쫓아내기 위해서 주위에서 막 엄청 시끄러웠던 기억이 있어요.

민원을 넣고 하는 점에서 상당히 애로사항이 많이 있으셨겠네요. 지금의 새터마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이 새터마을이 좋아서 일부러 왔거든요. 근데 지금의 새터마을은 좀 너무 삭막한 것 같아요.

그렇군요. 어떤 점에서요?
한쪽에서는 도시재생을 하자. 한쪽에서는 전면 개발하자. 그래서 이웃 간에 정말 눈 맞추기도 힘들어요. 그리고 저도 그런 것들에 대해 좀 공격 당했었고요. 이쪽 편도 못 들고, 저쪽 편도 못 드는 심정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새터마을에 사는 주민으로서 좀 힘든 것 같아요.

김연옥 선생님
김연옥 선생님

많이 힘드셨군요. 새터마을의 가장 좋은 점 해결될 점은 어떤 것인가요?
가장 좋은 점은 근처에 버스정류장이 있어서 도보 1분이면 버스를 탈 수 있다는 거. 그리고 7분이면 지하철을 걸어서 탈 수 있다는 것이에요. 또 은행이고 병원이고 다 3분 안에 해결이 돼요. 제일 좋은 재래시장도 4분이면 해결할 수 있죠. 그래서 그런 점이 너무 좋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동네가 낙후돼 있어요. 도로가 너무 좁아요. 그래서 주차 문제가 있고, 소음 문제도 있어요. 집이 좀 떨어져 있으면 이웃 간에 TV 소리 많이 켜놨다고 그렇게 싸움이 나지는 않아요. 싸움이 날마다 반복이 되는 거야. 특히 여름만 되면 구래요. 연세 드신 분들이 귀가 안 들리니까 계속 그 리모컨으로 소리를 올려놓잖아요. 정말 저도 그냥 문을 닫고 있어야 해요. 너무 옛날 건물이다 보니까 그렇죠. 아파트의 층간 소음하고 똑같다고 생각하고 하시면 되겠네요.

새터마을을 포함한 광명동 일대가 재개발 지구로 지정이 되고 해제되는 등 주택 개발 이슈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나 사건이나 인물 등이 있으실까요?
아마 이 새터마을하고 13구역이 좀 유별났던 것 같아요. 싸움도 심하게 하고 그냥 낮인지 밤인지 그냥 막 집에 쳐들어와서 동의서 써달라 하고…. 시에서 자기들 임의로 여기는 몇 구역, 저기는 몇 구역 이렇게 해놨지 않습니까. 그래서 정말로 조금 교통이 안 좋은 데는 뭐 그냥 빨리 개발이 이루어지긴 했고…. 여기는 상가가 있어서 주민들은 좀 손해를 봐요.

그런 경향이 있어요. 정말로 돈 있는 사람은 돈이 있어서 주택을 지을 수도 있는데, 여기는 다 없는 사람들이 지금 연립에 살지 않습니까. 그래서 주차장도 없어요.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요. 주차 공간이 없으니까 차를 아무 곳에나 주차해놔서 주차 문제로 막 싸우고 해요. 또 너무 이 도시재생으로 안 가도 되는데 그냥 막아놓고…. 그런 동네 안의 재개발, 도시재생의 문제로 인해서 지금까지도 힘든 것 같아요.

남들은 아파트 입주해서 편안하게 사는 동안에 이런 분쟁의 과정들이 한 15년이 걸렸던 거 같아요. 취소됐다가 다시 또 한다고 하니까 하고. 두 군데에서 다 왔다 갔다 하잖아요. 찬성 쪽에도 반대쪽에도…. 그래서 왔다 갔다 하면서 저처럼 그냥 새터마을이 좋아서 편안하게 와서 살려고 했던 사람들을 이쪽 편에서도 저쪽 편에서도 미워하고 공격은 줄이지 않잖아요. 재개발로 지정되고 해제되고 하는 과정에서 그런 부분이 좀 힘든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개발이냐 보존이냐. 또 이런 찬반이 팽팽히 맞서다 보니까 상당히 입장을 이렇게 어필하기에. 상당히 애로사항이 있으신 것 같네요. 새터마을을 포함한 광명동 일대가 재개발 지구로 지정되고, 해제되는 등 주택 개발 이슈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 사건이나 인물 등이 있으실까요? 이런 점이. 지역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굉장히 큰 영향을 미쳤죠. 그전에는 그냥 살기 좋은 동네였어요. 시장 가깝고 학군 괜찮고 또 지하철이 있고요. 좀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유일하게 좀 광명에서 떠나고 싶지 않았던 곳 중의 하나였어요. 근데 주택 개발을 하면서 정말 한 쪽에서는 새집을 지어서 평생에 벌 수도 없는 돈을 다 벌었고, 반면에 한쪽에서는 그 값어치가 그대로 있는 거잖아.

저쪽 사람들은 10억, 3억을 바라보고 있는데, 저희 구역에는 3억 밖에 안 가요. 그러니까 재개발안하고 도시재생 한다는 그 이유 하나로 남들은 10억을 벌고, 그걸 팔아서 딴 데서 집을 사고도 7억이 남는데…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삶의 질이 달라져 버린 거예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어쩌겠어요. 주민으로 같이 살면서도 재개발에 찬성을 안 했다는 이유로 그렇게 인신공격을 지금 당한단 말이에요. 지역주민한테 엄청난 갈등을 주고 있는 거예요. 20년 30년 쌓아온 우정, 이웃 간의 정이 돈과 개발로 인해서 물거품이 됐어요. 완전히 원수 보듯이 해요. 물론 지금 나라 전체에 다 그런 영향이 있지만, 그런 영향이 가장 강력하게 미친 곳이 여기 새터마을인 것 같아. 주민들이 자기들 입장에서만 주장하다 보니까 문제가 이렇게 된 거죠. 이제는 어느 쪽에 균형을 맞춰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네, 이건 상당히 영원한 숙제인 것 같습니다.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시재생 사업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미래의 환경적인 차원에서는 도시재생이 옳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이 상태로서는 도시재생은 아니라는 거에요. 도시재생을 지금 이 상태로 한다면 서울 안에 창신동처럼 될 거예요. 종로 창신동 쪽 골목길에 가면 영화에서 나올 법한, 60년대의 그 모습이 지금도 있어요. 근데 그 모습이 지금 저희 새터마을에 있어요.

지금 집들이 다 누수 돼서 오늘도 공사했어요. 공사를 하는데, 밤에 직장 다니는 사람 중에서 낮에 자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조금만 고쳐도 민원을 넣고 난리예요. 그래서 이 상태의 도시재생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질문에 대답해주시는 김연옥 선생님(좌측)
인터뷰 질문에 대답해주시는 김연옥 선생님(좌측)

그러니까 전면적으로 아파트로 개발하는 것은 미래·환경적으로 문제가 있고, 일부분이라도 저층 주거지가 생겼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실까요?
네. 다시 저층으로 주택을 만들어주고, 동네 사람의 정착률을 높이고, 정부에서 지원을 좀 해줘서 현재 상태로 살 수 없는 집들을 고치고요. 골목길이 좁아서 차가 다닐 수 없는 그런 곳은 소규모로 다시 지어서 남은 주민이 살고 싶어 하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을 건물에 엘리베이터도 좀 있고요. 그런 지역으로 탈바꿈한 도시재생이었으면 좋겠어요.

재생이라는 게 꼭 건물만 재생은 아니잖아요. 길도 재생일 수도 있는 거고 그 환경 자체도 재생일 수 있는 거고요. 아파트가 아닌 저층 서민 주거지로 잘 만들어서 주민들이 정말 살고 싶어 하는 그런 마을이 됐으면 좋겠어. 그런 도시재생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마을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좋은 마을이란 말 그대로 좋은 사람들하고 함께 있고 싶은 마을이에요. 내가 좋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마을 자체의 상황이 좋지 않으면 이웃과의 관계가 좋기 힘들어요. 내가 아무리 이 사람하고 좋은 관계였어도, 이 사람이 도시재생에 찬성하고, 나는 도시재생에 반대의 입장이라면 서로 좋은 사람이 되기가 쉽지 않은 거예요. 그러면 저절로 좋은 마을이 될 수 없는 거예요. 그렇잖아요. 내가 그 사람하고 생각이 다르면 아무리 그게 좋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너는 반대파 나는 찬성파 이렇게 갈라진단 말이에요. 그래서 ‘좋은 마을’이란 함께 어우러져야 하는 마을이란 거예요. 함께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하고요. 안녕하십니까? 이게 얼마나 좋은 말이에요. 근데 지금은 이 말을 이웃 주민들과 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좋은 마을이란 같이 웃으면서 눈을 마주치고 안녕하십니까? 인사 할 수 있는 마을이 좋은 마을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새터마을이 어떻게 발전되기를 바라시나요?
도시재생으로 갈 것 같으면 과감하게 했으면 좋겠어요. 도로도 좀 넓히고요. 맨날 차 긁어먹고 주차 문제 때문에 싸움이 나는데, 미리 차단하고 방지하고 도로도 넓히고 했으면 해요. 이웃 간에 편안하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도록 마을이 잘 발전됐으면 좋겠습니다.

네,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있으실까요?
정말로 도시재생이 살기 좋은 마을, 동네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마을이 되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좀 옛날처럼 웃으면서 같이 이웃과의 정을 다시 쌓을 수 있는 그런 마을로 만들어줬으면 감사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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